KOREAN CONFERENCE OF RELIGIONS FOR PEACE

기후위기 시대, 성장을 넘어 탄소중립과 전환사회를 위한 종교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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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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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우리는 현재 심각한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인간은 자본의 달콤한 유혹에 사로잡혀 창조세계의 모든 자원을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약탈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 쏟아 부어왔습니다. 이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날로 상승하고 있고 폭염, 강추위, 폭설, 폭우 등 감당할수 없는 자연재해가 수시로 닥쳐옵니다. 그러나 우리의 탐욕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문명을 통해 물질적인 풍요를 누려왔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우리가 쌓아올린 탐욕의 바벨탑을 바라보며 이것이 곧 하나님의 축복이라 여겼고 더 높이 오르기 위해 발버둥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기후위기, 아니 기후재앙입니다. 이제는 탐욕의 바벨탑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시선을 거두고 기후정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기후정의 실현은 탐욕의 불을 끄는데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먼저 바벨탑 쌓기를 멈춰야 합니다. 전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누려왔던 편의, 개발, 유전자 조작, 핵발전 등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가난해져야 합니다. 풍요를 향한 욕망이 아닌 자발적 가난의 영성을 회복하고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해야 합니다. 공 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와 같이 창조세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러 생명들을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창조의 신비를 새기는 생태적 성찰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는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 주시는 변화의 힘을 덧입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따라 기후정의의 길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이 짧은 인사말이 기후위기의 현실을 넘어 기후정의의 길로 나아가기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총과 평강이 창조세계 모든 피조물들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

이홍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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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하나님, 우리가 세상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의 삶이 기록된 터전, 울고 웃던 생의 모든 기록이 아로새겨진 대지, 이 땅 지구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이 지구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견딜 수 없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집니다. 꺼지지 않는 산불이 산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빙하가 녹아내리고, 수면 상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하여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속절없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이 모든 것이 우리, 인간 스스로의 탓입니다. 지구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 사랑을 낙관하고 오용했던 탓입니다. 사랑이 탐욕으로, 욕망으로, 정복으로 변해버린 까닭입니다.

하나님, 우리로 하여금 기후 위기의 현실을 엄중하고 정직하게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현실을 회피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마음가짐, 우리의 일상, 우리의 선택과 근본적인 가치관, 그 모든 영역이 전환되는 생태적 회심이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거기서부터 출발하여, 몸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옵소서.

이 지구에 터 잡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이 지속 가능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생태계 전반을 변화시키게 하옵소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크고 작은 대안들을 용기 있게 실천하며, 추진할 수 있게 하옵소서. 기후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혜를 허락하시고,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기후정의의 길을 발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중소서. 그리하여 기후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지구의 모든 생명 앞에 지속 가능한 미래가 열리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을 가지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앞장서게 하옵소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창조의 세계를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신음하는 피조물을 보며, 아파하시는 주님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드리겠습니다. ‘보시기에 아름답다’ 말씀하신 세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동료를 모으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겠습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몸 된 교회가, 그 일에 앞장설 수 있도록 설득하겠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우리와 함께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드린 이 기도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로 결단하며, 뭇 생명을 평화와 충만으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환경주간 기도문

기후미식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달래기 어렵습니다. 먹어도 그리운 미각과 잇몸을 지그시 누르는 희미한 기억이 그립습니다. 벌들이 윙윙거리고 새들이 우짖던 초목은 독감과 같은 열기운이 계속되자 이름 모를 병충해와 가뭄으로 사 라졌습니다. 메마른 흙조차 만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숲에서 온몸을 녹이듯 땀을 흘리며 장을 보지만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시설재배로 키워내기에 채소는가난한 이들이 먹기 힘든 음식이 되었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땅 한 평을 주십시오. 회개하는 마음으로 눈물과 땀으로 생명을 가꾸겠습니다. 지렁이가 살고 꽃과 나비가 날아 씨와 열매를 맺는 텃밭을 일구어 내 가족과 이웃을 먹이겠습니다. 배추와 무를 수확하는 날 모두가 모여 김치를 담그며 하나님을 찬양하겠습니다. 주님, 한 줌의 흙을 주십시오. 내 밥공기에 소중한 흙을 담아 상추 한 포기를 정성스럽게 기르겠습니다. 한 잎, 한 잎 성스럽게 자라 오를 때 추수의 기쁨으로 오래오래 씹으며 예배하겠습니다.

그날 우리의 아이들은 이것이 무엇이냐(만나)라고 물을 때 네 조상들이 고기 한 조각을 얻기 위해 허비한 생명의 양식이라고 가르치겠습니다. 주님, 이런 기도를 드리는 날이 오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미각을 살리셔서 죽은 짐승의 사체와 석유에 졸인 과일과 가공식품에서 해방되게 해 주십시오. 우리의 미식이 맛에만 마비되지 않게 하시고 아름다움, 공평과 정의, 생명과 공존의 맛을 가르쳐 주소서. 생명의 양식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슬로우 패션

들풀도 아름답게 입히시는 창조주 하나님. 산과 들판에 활짝 핀 꽃들이 우리에게 미소를 짓습니다. 어제 보고 오늘 보고 매년 보아도 같은 꽃이지만 항상 반갑습니다. 꽃을 통해 사랑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있기 때문일까요? 들꽃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어쩜 이리 아름다울까, 어쩜 이리 신기할까... 우리는 보이는 모습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지만, 그럼에도 꽃 한 송이 보다 아름답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너무나도 빠른 유행은 모든 생명을 지치게 만들고 매일 생산되는 옷 중엔 주인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화려한 패션쇼, 과잉생산과 과잉 소비되는 옷들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은 푸른 바다를, 미세먼지는 푸른 하늘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누어주라 하셨던 주님 말씀을 기억하고 가진 것에 만족하며 아껴 입고 나눠입는 삶을 통해 우리 마을, 우리 지구가 건강하게 선순환 되기를 원합니다. 지속가능한 슬로우패션이 우리 삶에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보이는 모습보다 마음과 생각이 아름다워지는 일들에 우리의 힘을 쏟겠습니다. 생명을 보듬는 일에 우리의 힘을 쏟겠습니다. 오늘도 우리를 아름답게 입히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미니멀 라이프

하나님, 주님이 주신 성전인 나의 몸과 마음이 소유로 병들지 않게 하옵소서. 건강한 육체가 영혼이 쉬는 거처임을 기억하여 가벼운 몸으로 하나님의 온기를 느끼게 하소서. 잠시 잠깐의 즐거움이나 육신의 정욕을 따라 먹고 마셔 탐욕으로 부푼 삶을 부끄러워하게 하소서. 입에 달콤한 음식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고 자신의 몸을 의의 병기로 드리도록 용기와 결단력을 주옵소서.

나의 몸이 소중한 만큼 다른 이의 몸도 소중하게 생각하여 유전자조작식품(GMO)같은 먹거리를 생산하지 않게 하시고 내 몸에 치장을 위해 해마다 버려지는 어마어마한 옷들을 보고 회개하게 하소서. 탐욕적 소유로 쌓은 부는 바람에 날리는 겨처럼, 손가락 사이에 모래처럼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 빠져 나가버릴 허무임을 깨닫고 매달리지 않게 하소서.

적게 가지고 검박하게 살지만 비루하지 않게 사는 것이 맛이고 멋이게 하소서. 인자는 누울 곳이 없어도 실망하거나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하늘의 새처럼 들의 꽃처럼 모든 것을 소유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당하게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녹색교통

주님, 주께서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던 세상은 사람들에게 축복이었고 한없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하나님의 세계는 인간의 끝없는 물질적 탐욕과 쾌락을 위한 도구에 불과한 착취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지구는 기후환경 위기의 시대를 맞아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교통수단은 물리적 거리에 대한 극복과 많은 편리를 제공한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교통수단의 발전은 탄소배출이라는 문제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현시점에서 교통수단의 변화는 필수적인 문제입니다. 주님, 우리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함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이제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개인의 행복만을 위해 살아왔던 지금까지의 삶의 태도를 버리고 보시기에 좋았던 하나님의 세상처럼 함께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걷기 좋은 도시이며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되었는데 이는 걷기와 행복의 가치 추구에 대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걷기와 자전거를 이용한 삶은 도시의 유동 인구를 만들고 이것은 곧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의 교통보다는 공공을 위한 교통 시스템을 마련하여 사회경제적 효과도 높이고 탄소도 줄이는 일들을 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현재의 교통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 삶의 형태를 바꾸어야 합니다. 편리한 삶보다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삶을 선택할 때 탄소를 줄이고 건강한 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 주께서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함께 걷는 녹색교통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그린 에너지

생명의 하나님,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집 지구별은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이며 두 팔을 벌려 우리를 품어주시는 고마우신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과도한 욕심으로 어머니요 누이인 지구를 멋대로 약탈하고 훼손하였습니다. 성서는 인간이 세상이라는 정원을 일구고 돌보아야 하는 존재(창2:15)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오랜 세월, 지배하고 다스리라는 말에만 매여있었습니다.

불과 지난 2백여 년 사이에 인류는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여 더 큰 이윤을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무제한 연소하고, 지구를 온실가스로 덮어버렸습니다.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빙하는 녹아내리고, 밀림 속에 살아가던 동물들은 내쫓기고, 그 동물들에게 의지하던 바이러스들은 인간생활권으로 밀려오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주님. 용서를 구하오니 우리의 에너지 탐욕을 멈추어 주옵소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충분한 은혜와 사랑을 받았음에도 그것을 누리며 살아가지 못하였습니다. 들풀과 새들을 먹이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믿으라는 주님의 목소리를 외면하였습니다.이제는 더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습니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지구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세상의 아픔을 나눠져야만 합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16:24)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삶을 다해 순명하기 원합니다. 간절히 비옵나니, 단순소박한 절제의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탄소를 줄여나가는 에너지정의를 이루게 하소서. 화석연료와 핵발전을 속히 포기하게 하소서. 창조동산을 돌보는 청지기의 사명을 이루게 하소서. 생명이 풍성한 녹색세상을 우리 아이들과 나눠가지도록 하소서.

이 모든 일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함께하여 인도하옵소서. 모든 생명의 주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녹색교통

세상이 열리던 날, 주님께서는 하늘과 땅, 강과 바다, 그리고 그 속의 모든 생명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뜰 안에서 우리도 첫 숨을 쉬었습니다. 손수 가꾸신 모든 것을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던 주님, 그 안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충분히 향유하게 하셨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TV를 끄고, 핸드폰을 내려놓으면, 오늘이라도 걸음을 내디뎌 동네의 산을 둘러보고, 풀과 나무를 만나고 그 속의 벌레들과 새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풍성한 사랑과 은총이 넘치는 세계의 기쁨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우리를 향하신 그 놀라운 사랑에 경탄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의 눈은 주님의 은총을 보고서도 알지 못합니다. 떠오르는 햇살의 눈부심과 푸른 이파리,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 사이로 숨어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까지도 우리를 향하신 놀라운 은총임에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귀는 하늘로부터 들리는 사랑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지저귀는 새의 소리와 여름밤의 벌레소리 개구리들의 울음과 바람이 풀잎을 스치는 소리, 책장을 넘기며 활자를 통해 전해지는 마음의 울림까지도 우리를 향하신 하늘의 사랑의 음성임에도 우리의 귀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주님, 우리는 매일 여전히 탄소를 배출해가며 즐거움을 소비합니다. 우리가 즐거움을 소비하는 동안 수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합니다.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배출된 온실가스는 우리 세계를 망가뜨렸습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우리가 당신의 은총과 사랑으로 돌이키게 하여주십시오. 그 기쁨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가게 하여주십시오. 그리고 우리를 불러 함께 동산을 가꾸며 돌보자 하신 주님과 함께 동산지기의 사명을 감당하는 이들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생명의 경제

주님, 주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봄꽃들은 벌과 나비에게 자신의 꿀과 향기를 나누고, 가을 감나무는 새들에게 열매를 기꺼이 내어줍니다. 우리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인간도 주님의 창조물인데, 우리는 팔고 사면서 이윤을 남기는 것에만 눈이 먼 듯합니다.

이제는 마을에서 이웃과 가진 것을 나누기보다는 시장에서 상품으로만 만납니다. 우리 주위에 이웃은 사라졌고, 탐욕의 소비자와 경쟁자만 남았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재물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 결국 우리는 재물을 선택했습니다. 우리의 죄를 고백합니다.

자비와 은혜의 주님을 예배하지 못하고, 탐욕을 부추기는 맘몬을 섬겼습니다. 더 많은 돈을 쌓기 위해 누군가의 피땀이 녹아있는 노동의 가치를 빼앗았습니다. 욕망을 부추기는 광고에 영혼을 팔았습니다. 상품을 과소비하며 자기과시를 뿌듯해했습니다. 주님이 아름답게 창조하신 이 세계를 쓰레기더미로, 폐허의 땅으로, 기후위기의 불구덩이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를 용서하소서. 어리석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이제는 우리가 걸어온 죄악의 길에서 돌아서기 원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순환을 회복하게 하소서. 잃어버린 이웃을 되찾고 만나게 하소서. 우리 관계가 돈과 상품이 아닌, 나눔과 섬김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우리가 불 질러 놓은 이 세상을 공생과 공존의 땅으로 일구게 하소서.

주님만을 의지합니다. 죽음의 길로 향하던 나약하고 어리석은 우리를 생명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죽음을 이긴 부활로 우리의 희망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후정의주간 기도문

기후정의 실현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지으신 하나님, 그 사랑으로 우리를 여기까지 지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셨지만 저희 인간들은 그 사랑을 지속시키지 못하고 수많은 이기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어지럽혀 왔음을 고백합니다. 인간의 편리함, 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진행된 무분별한 개발, 화석연료 남용과 온실가스 급증으로 인해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일어났고, 하나님 주신 자연이 파괴되어 세계 곳곳에 폭염, 혹한, 홍수, 해수면 상승 등 심각한 재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은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인해 국가 비상 상황에 처했으며 아시아 지역에는 열대성 폭우로 인한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온 이상 현상으로 인해 예수께서 몸소 사랑을 베푸셨던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심지어 생명까지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이 마음과 뜻을 모아 기후변화의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함으로써 창조 세계를 온전히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의무를 잘 감당하게 하옵소서.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고 사회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해 나가는 데에 힘쓰는 등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의인은 하나도 없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인간의 행위로 창조 세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지만, 이제 인간의 행위로 기후정의를 실현하려 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뿐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우리에게 충만하게 부어 주옵소서. 거룩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후난민

작은 생명들의 주님, 작은 나라에나 큰 나라에나, 큰 사람에게나 작은 사람에게나 필요한 만큼의 땅과 생명을 허락하여 주시니, 이 모든 것이 주님이 베푸시는 풍성한 생명의 은총임을 알고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지구 저편 아프리카 모리타니의 한 아이는 흙먼지, 모래폭풍, 흙이 타들어가는 가뭄에 배를 곯고 있습니다. 아시아 방글라데시에서는 홍수에 떠내려가는 세간살이를 허탈하게 바라보는 아이 업은 엄마의 얼굴이 보입니다. 태평양 키리바시의 어부는 집 앞까지 들이친 바닷물을 원망과 두려움으로 바라봅니다. 물 부족과 해수면 상승 등 각종 자연재해로 생활이 피폐해지고 생존에까지 위협받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비닐과 플라스틱을 더 적게 쓰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덜 하는 나라 사람들이 오히려 기후 난민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하나님 만드신 지구는 하나님 손바닥에 구를 정도로 작은데 우리는 지구촌 한 편에 있는 기후난민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전기 요금 인상을 걱정하고 우리 가족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두는 것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창조 세계의 터가 무너지면 더 이상 우리가 무엇을 하겠습니까? 주님, 기후변화의 여파로 발생하는 기후난민들은 우리가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작고 작은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 간구하오니, 우리의 눈을 열어 기후변화의 징조를 보게 하시고 기후난민의 고통을 느끼게 해주시어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우리 삶의 자리 한 켠을 그들을 향한 손과 발의 실천으로 내어놓는 우리들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 만드신 세계 속에 서로를 보듬고 함께 살아가며 따뜻한 인류애 속에서 주님 주신 생명의 풍성함을 맛보아 알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생물다양성 보전

하느님, 하느님이 날마다 이루신 창조는 다양성의 역사이며, 다양성의 과정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하루하루 이루어 가신 생물의 다양함은 우리를 죽지 않게 하고 우리를 멈추지 않게 하시고자 하신 하느님의 지휘이며 신비입니다. 생물은 생물의 다름으로 살아 숨 쉬고 서로 의지하며 서로 보호합니다. 다름은 공생하게 하고 무너지지 않게 하며 자기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합니다.

주님, 그러나 우리는 불충하여 생물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무수히 많은 생물을 멸종시켰나이다. 지구 온난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 벵갈 호랑이, 아프리카 치타, 자이언트 판다, 바다거북, 산호초를 우리가 잃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삶의 자리를 고쳐 멸종을 막게 하시고 우리가 각 생물의 아름다움을 보게 하소서.

간절히 구하오니,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우리의 죄를 회개하오니 하느님의 창조의 오묘한 신비, 다름으로 완성한 창조의 역사를 거두지 마시고 날마다 이루신 창조를 오늘도 이어가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에너지 정의

창조의 하나님, 이 세상은 지금 불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온 피조물들이 ‘생명 세계’의 위기에 직면하여 비명 지르고 있습니다. 주여,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 이 지구촌에 거하는 저희들이 하나님의 목적대로 살지 못하고, 무분별하고 탐욕적인 개발을 일삼음으로써 기후 위기와 생태계의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더 편하고, 더 빠르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저희들입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함으로 지구 온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급기야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에 직면하고 있나이다.

생명의 하나님, 이제는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 그저 내려주시는 햇빛에너지로 살아갈 수 있게 하시고, 창조 세계를 숨 쉬게 하는 바람을 이용한 풍력에너지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일에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앞장서게 하옵소서.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체계를 하루 빨리 구축하여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한 제품만 이용하기로 한 ‘RE 100'을 선도하는 우리 사회가 되게 하옵소서. 특히 세계 최고의 해양플랜트 기술과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울산 앞바다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속히 건설되게 도와주셔서 단시일 안에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 탄소제로 사회를 앞당길 수 있게 하옵소서. 각 나라마다 무너지고 상한 땅과 열방을 고쳐주옵소서. 분별치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입니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건져주옵소서.

날로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비상사태의 긴급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혜를 주시고, 저희가 그것을 듣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저희에게 닥친 위기와 절망을 넘어서기 위해 새로운 상상력을 허락해 주시사,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평화적 시민운동이 힘차게 전개되게 하옵소서. 하여 저희로 하여금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따라 모든 피조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청지기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세상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정의로운 개발

주님,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고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관광자원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지자체들이 케이블카, 산악열차 등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진행되는 이런 사업은 산을 파헤치고 레일을 깔고 건축물을 지으면서 그곳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재난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 이러한 대규모 개발은 기후변화를 더욱 촉진할 뿐입니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는 이런 개발 사업은 지역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지구별에 생명을 창조하시고 기뻐하신 주님, 많은 정부 예산에 시민사회의 정성이 더해진 복원사업을 통해 겨우 우리 곁에 돌아온 반달곰을 비롯해 오랜 시간 그 자리에서 살아 온 생명들을 무시한 채 산림자원을 활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구태의연한 발상을 중단하게 하소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시고 지혜를 발휘하게 하소서.

기후재난 속 여성들

보시기에 참 좋았던 창조 세계를 지으신 하나님, 우리의 악함과 탐욕이 빚은 결과를 지금 바라보고 있습니다. 파괴된 기후가 불러온 재난은 마치 우리의 체제와 닮아서, 약한 자에게 더 가혹합니다.

기후재난 속에서 가난한 여성들은 가정 내에서 가장 먼저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적은 임금의 노동을 지속하며, 노인과 아이들을 돌보아야만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짊어집니다. 어떤 소녀들은 땔감과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폭력의 위험 속에서도 먼 길을 떠나야만 하고, 몇 푼의 돈을 위해 결혼을 강요받기도 합니다. 수많은 여성들은 갑자기 덮쳐오는 기후재난 속에서 어찌하지 못한 채 마지막까지 주변을 돌보다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은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난민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부정의가 만든 기후재난은 사회의 낮은 곳을 침수시켰습니다.

낮은 자의 하나님, 이제는 차오르는 물을 피해 높은 곳으로 더 이상 도망만 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당신과 함께 낮은 곳으로 내려갈 용기를 주십시오. 우리가 딛고 있는 악한 구조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게 하시고, 돌이킬수 있는 힘과 지혜를 허락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보시기에 참 좋았던 창조 세계를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을 함께 보게 해주십시오. 폭우 속 반지하에서 고통받으셨던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하나님, 우리가 세상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의 삶이 기록된 터전, 울고 웃던 생의 모든 기록이 아로새겨진 대지, 이 땅 지구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이 지구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견딜 수 없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집니다. 꺼지지 않는 산불이 산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빙하가 녹아내리고, 수면 상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하여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속절없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이 모든 것이 우리, 인간 스스로의 탓입니다. 지구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 사랑을 낙관하고 오용했던 탓입니다. 사랑이 탐욕으로, 욕망으로, 정복으로 변해버린 까닭입니다.

하나님, 우리로 하여금 기후 위기의 현실을 엄중하고 정직하게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현실을 회피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마음가짐, 우리의 일상, 우리의 선택과 근본적인 가치관, 그 모든 영역이 전환되는 생태적 회심이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거기서부터 출발하여, 몸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옵소서. 이 지구에 터 잡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이 지속 가능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생태계 전반을 변화시키게 하옵소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크고 작은 대안들을 용기 있게 실천하며, 추진할 수 있게 하옵소서. 기후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혜를 허락하시고,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기후정의의 길을 발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중소서. 그리하여 기후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지구의 모든 생명 앞에 지속 가능한 미래가 열리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을 가지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앞장서게 하옵소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창조의 세계를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신음하는 피조물을 보며, 아파하시는 주님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드리겠습니다. ‘보시기에 아름답다’ 말씀하신 세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동료를 모으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겠습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몸 된 교회가, 그 일에 앞장설 수 있도록 설득하겠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우리와 함께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드린 이 기도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로 결단하며, 뭇 생명을 평화와 충만으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탈핵주일 기도문 - 핵 없는 생명평화의 세상을 위하여

주님께서는 이 아름다운 하나님의 동산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먹음직하고, 보암직하고, 탐스러워 보이는 선악과를 통하여 우리가 해서는 안 될, 꿈꾸어서도 안 될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핵발전소는 편리해보이고, 깨끗해보이고, 풍요로워보였습니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한 순간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파멸로 가져가고 모든 생명을 송두리째 죽음으로 이끌고 있음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오 주님, 핵발전소는 이 시대의 선악과였습니다.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체 했고, 외면했습니다. 체르노빌은 먼 나라 일이라고 구경만 했습니다. 후쿠시마는 특별한 일이라고 애써 태연해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우리의 곁에 수많은 핵발전소가 있었습니다. 그 숫자의 크기를 늘려가면서 우리를 죽음으로 이끌고 있었습니다. 용서하소서. 우리의 어리석고 무지함과 용기 없음을, 이제 조금은 불편해도, 조금은 어려워도, 조금은 가난해도, 핵발전소의 유혹을 물리치고 우리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겠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이루어가며 살겠습니다. 이 땅 곳곳에서 기도하며 뜻을 모으는 이들에게 힘을 주시고 지켜주소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세상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그린 엑소더스 기도문

하나님, 지금 이 시간 우리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 생태계의 생명체들과 우리의 이웃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성장과 번영을 쫓느라 탐욕이 이끄는 대로 행한 우리의 죄악을 고백합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죽음의 길에서 돌이켜 생명을 향하게 하여 주십시오.

정의의 하나님, 우리를 회색에서 녹색으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우리의 교회가 기후위기의 현실을 깨닫고 생태적 회심을 이루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가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하늘을 나는 새와 들의 꽃들을 바라보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모두가 기후정의를 위한 일에 목소리를 내고 헌신하게 하여 주십시오. 평화의 하나님, 우리를 탐욕에서 은총으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우리의 사회가 탐욕에 눈이 어두워 주님의 은총을 떠났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가 이미 창조세계에 베푸신 은혜가 차고 넘침을 기억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모두가 먼저 기후약자들을 돌아보고 살피게 하여 주십시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절망에서 희망으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우리 세계가 다가오는 위기 앞에서 낙심하며 쓰러져 있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소망하며 생명을 향한 걸음을 시작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거룩한 사명에 동참하게 하여 주십시오. 기도를 이어가는 곳마다 정의, 평화, 생명의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DIGITAL ARCHIVE

선언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기독교 탄소중립 선언문

수많은 전문가들이 10년 이내에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생태계의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대부분의 생물 종들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도 보장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인류 스스로가 자초한 기후위기에 직면하여 우리 자신은 물론 후손들을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오늘 우리는 한국기독교계의 목소리를 모아 절박한 심정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행동을 선포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고백: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의지하며 온 마음을 다해 서로 사랑하는 관계 안에 있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관계의 하나님이 사랑으로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지구생태계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되어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창조하셨음을 믿습니다. 우리는 사랑과 자유의 하나님께서 인류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들이 풍성한 생명을 누리는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모든 생태계가 그러하듯이 우리 인간도 형제자매 피조물들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유기적 존재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형제자매 피조물들을 존중하고 보호하므로 창조세계를 보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참회: 우리의 잘못을 참회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창조보전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들이 먼저 기후위기에 대해 책임이 있음을 하나님과 국민 앞에서 깊이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지구생태계 파괴와 피조물의 희생을 담보로 얻은 경제발전을 하나님께서 주신 복으로 착각하였습니다. 교회를 건축하고 사용하는 일에 있어서 에너지 소비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잘못을 회개하며 기복신앙에 취한 채 영혼구원만을 강조하고 이 땅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일에는 무관심했던 지난날의 죄악을 참회합니다.

진실: 우리는 기후위기의 진실을 직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고 있는 당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역사적 모범을 따라 다시 돌이켜 오늘의 현실을 직시합니다. 자연을 희생시켜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 시스템과 인류의 과도한 개발과 과소비로 인한 기후위기는 지구생태계와 인류사회 모두를 위기에 빠뜨린 당면한 현실입니다. 전 세계에 고통을 주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병 또한 인류의 과도한 탐욕으로 인해 야생동물의 주거지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지구생태계와 인류사회 보존을 위해 온실기체 감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소비자와 시민사회는 온실기체 감축을 위해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고 적절한 소비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합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산업정책, 기업의 상품생산과 판매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2020년 9월 국회가 통과시킨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문’과 2020년 10월 정부가 천명한 ‘2050년 탄소중립’을 환영합니다. 정부와 기업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온실기체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함께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기후위기 준비를 미루자는 목소리를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온실기체를 만들어내지 않는 경제체제로의 전환이 늦어질수록 한국의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최근 미국과 EU가 주축이 되어 논의하고 있는 탄소국경세금제도가 도입되면 한국은 미국, EU, 중국과의 교역을 위해서만 2023년에는 6,100억 원, 2030년에는 1조 8,700억 원에 달하는 탄소국경세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요구: 우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요구합니다.

우리는 공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자 한국시민사회의 일원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국회, 기업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조속한 시일 내에 수립하고 온실기체 감축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속하게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정부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수동적으로 따라가지 말고, 생명을 파괴하는 경제가 아닌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여 제시하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한국이 기후악당국가라는 오명을 벗고 신 기후 세계체제에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각 정당과 기업이 거국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석탄발전소 중지, 내연기관차 금지 등의 조치와 함께 자연재생에너지체제로의 전환을 신속히 결정하기를 촉구합니다.

셋째, 기업들은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이 기업의 생존에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온실기체를 감축하는 생산 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합니다.

결단: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결단합니다.

우리는 한국기독교를 대표하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의 기후위기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각 교단과 지역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후위기 비상행동 플랫폼 사업을 시행하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목회 매뉴얼을 개발하여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생활과 일상생활, 사회조직 속에서 탄소 저감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세계교회와 함께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JPIC)이라는 에큐메니칼 신앙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연구자, 신학자, 기독시민운동그룹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우리는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중요한 선교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다섯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위해 출범한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과 <생태정의아카데미>와 연대하여 국내 기독교대학교 및 신학대학교에서 기후위기시대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 양성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2021년 5월 20일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이경호
    총무 이홍정
  • 회원교회 교단장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정호 총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 이철 감독회장
    한국기독교장로회 이건희 총회장
    구세군한국군국 장만희 사령관
    대한성공회 이경호 의장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장미선 총회장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유영희 총회장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은섭 총회장
  • 회원연합기관 대표
    기독교방송(CBS) 한용길
    대한기독교서회(CLS) 서진한 사장
    한국기독학생총연맹(KSCF) 채수일 이사장
    한국YMCA전국연맹 송인동 이사장
    한국YWCA연합회 원영희 회장

환경주일 선언문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녹색교회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의 소명으로!!

“현재 우리가 겪는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견주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마서 8:18-19)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파멸의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주의에 빠져 앞만 보고 달려오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생물들이 멸종되었고, 지구의 평균 기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으며, 거대한 자연재해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셧다운시켰던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천지만물을 마음대로 지배하고 약탈한 우리 인간들의 탐욕의 결과입니다. 피조물의 신음소리가 온 천하에 가득합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창조세계를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하는 일에 속히 나서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왔던 풍요의 환상에서 깨어나 인간만이 아닌 지구, 자연, 그리고 동식물과 공존하기 위해 기꺼이 가난을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이에 우리는 성장주의에 빠져 창조세계를 돌보지 못한 우리의 죄를 회개 합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피조물을 희생시켜 만들어낸 성장을 하나님께서 주신 복으로 착각했습니다. 기후위기 가운데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기후 난민의 고통에 귀를 닫고 눈을 감았습니다. 창조세계를 회복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외면하고 탐욕의 길로만 걸어왔습니다. 우리의 무지와 탐욕, 부끄러운 죄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망가지고 파괴되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를 참회합니다. 탄식하는 피조물들 앞에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우리는 이제 죄의 자리를 벗어나 생명과 평화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기후정의의 삶을 살겠습니다. 편리와 이윤이 아니라 불편과 비움을 몸으로 이루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녹색 은총을 덧입은 녹색그리스도인이 되어 기후정의를 이루는 이 거룩한 사명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신앙의 공동체인 교회는 피조물들에게 고통을 주는 생태적 불의에 맞서 고통받는 피조물들을 보듬어 안고 치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녹색교회, 거룩한 생명의 공동체로 거듭나겠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은총에 감사하며 거듭난 삶을 살아가는 십자가의 영성과 창조세계에 가득한 햇빛과 바람 과 물의 은총에 감사하며 온 누리의 샬롬을 이루는 녹색은총이 조화를 이루는 온전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도전은, 이 땅의 교회를 향해 기독교 신앙의 뿌리와 기본으로 되돌아오라고 부르시는 성령님의 거룩한 초대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무지와 욕망의 세계에 다 빼앗겨 버린 ‘사랑’, 바로 그 좁고 험한 길로 우리를 다시 부르시는 간절한 부르심입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구원의 목소리에 기쁘게 응답하여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이루시는 하나님 앞으로 우리 함께 나아갑시다.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살아있는 모든 이웃을 사랑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길로 힘차게 달려갑시다. 우리가 먼저 피조물이 간절히 기다리는, 그리고 하나님께서 애태워 찾으시는 바로 그 사람이 되어 생태정의, 기후정의를 이루어 갑시다.

이를 위해 우리는 2022년 제 39회 환경주일을 맞아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의 소명을 마음에 새기며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1. 우리는 ‘2050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언’의 후속작업으로 ‘한국교회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로드맵’을 만들어 모든 교회와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나감으로써 진정한 기후정의의 실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2. 우리는 지역별로 ‘기후정의학교’를 진행하여 기후정의를 위한 일꾼을 양성하고, 지역의 생태환경 현안에 공동 대응하는 등 생태정의를 모색하는 한국교회의 연대와 협력의 틀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3. 우리는 ‘한국교회 탄소중립 캠페인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생태적 그리스도인과 녹색교회의 본을 보여 우리사회의 생태적 전환을 이루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한국교회는 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주신 탄소중립의 소명을 깊이 새기고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녹색교회가 되어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앞장설 것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은총이 신음하는 모든 피조물 위에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2022년 5월 24일
제39회 환경주일 연합예배 참가자 일동

탈핵주일 선언문

우리는 정의로운 탈핵의 길을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정의가 주님 앞에 앞서가며, 주님께서 가실 길을 닦을 것이다.”(호세아 10:12)

후쿠시마 핵사고 11년이 지났습니다. 일본 후쿠시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핵사고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고통받는 시민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런 아픔들을 해결하기 보다는 외면합니다. 오염수를 방류하고, 폐기물들은 쌓아둔 채로 태풍과 홍수에 떠내려가게 만들었습니다. 피난한 주민들에겐 지역으로 복귀를 종용하고, 피폭의 위험을 감수하고 살도록 연간 방사선 피폭 선량한도 기준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갑상선암 환자가 늘어나고, 피폭으로 인한 질병들이 늘어났음에도 상관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11년이 지나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위험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탈핵을 선언한 정부였으나 임기 중 핵발전소는 늘어났고, 탈핵을 법으로 정하지도 못했습니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의 불씨를 남겨두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겨두었습니다. 수 십 만년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핵폐기물의 문제를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한 모든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도록 공론장에 내놓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 문제를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공론화 과정과 절차는 파행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공론화에서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리 없었습니다. 핵발전소 소재지역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로 만들고, 핵발전소로 고통받던 지역주민들에게 핵폐기물의 고통마저 떠안기는 결론이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크기만 작은 핵발전소인 소형모듈원전(SMR)을 개발을 계획하고, 핵폐기물의 재처리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겠다고 말합니다. 탈원전 선언이 무색해졌습니다.

우리는 피폭자의 자리에서 피폭자의 눈으로 핵발전소를 바라봅니다. 핵사고는 우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의로 가는 탈핵의 길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돈벌이의 욕망과 정치적 이해가 결합되어 탈핵으로 향하는 길을 방해합니다. 대선후보들은 탈원전 정책을 없던 것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핵발전소 건설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핵사고의 위험이나 핵폐기물의 처리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그것이 어떻게 기후위기를 막는다는 것인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기후위기가 핵발전의 안전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아닌 것을 대안이라고 떠들곤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고통당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잊혀져가고, 돈벌이의 욕망과 정치적 이해관계만이 남았습니다.

핵발전소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피폭이라는 현실적인 피해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이 위험과 피해를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이 정의로운 것이냐고 말입니다. 심지어 전기는 수도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핵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는 수도권에서 가장 먼 지역에 설치해두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냐고 묻습니다. 심지어 금번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의 결정에 따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핵발전소 소재 지역 주민들은 핵발전소가 폐로 되어도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이 되고, 앞으로 최종처분장이 결정되지 못한다면 영구적인 저장시설이 되는 것도 막지 못할 상황입니다. 이런 결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민주적인 절차나 합의는 없었습니다.

핵발전소 지역의 주민들은 핵발전소가 그렇게 안전한 거라면 서울에 짓는 것이 정의롭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전기를 위해 핵발전을 하는 것이라면 사용량이 가장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 발전소를 짓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묻습니다. 핵발전은 사고위험성과 상시적 피폭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영광 한빛 핵발전소는 격납건물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증기발생기에는 언제 들어갔는지도 모를 망치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경주 월성 핵발전소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의 바닥의 차수막이 깨어져 오염수가 지하수로 유입된 것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멸치나 바나나를 운운하며 큰 문제가 아닌 것 처럼 호도하였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소마다 설치해놓은 자동수소제거장치(PAR)가 불량이고, 제 기능을 못할 뿐더러 심지어 사고시 화재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부산과 울산의 경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신고리 핵발전소 4호기는 터빈/발전기 부속설비에서 화재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안전하지 않은 핵발전소의 문제는 더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직후 바로 원인과 결과가 규명되거나 영향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숨기고, 드러내지 않으며, 심지어 문제 자체도 은폐되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서울이 아니라 어디도 안될 일입니다. 수도권이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라도 이런 부실한 안전관리의 위험을 떠안을 곳은 없습니다. 그리고 사고가 난다면 지역에 국한되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전 지역이 이 사고의 피해를 겪게 됩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외면한 채 살 수 있는 것은 수도권과 서울에서 먼 곳에 핵발전소를 두고 핵발전소에 대한 것을 잊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매일 핵발전소를 눈으로 보고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 이들에게 핵발전소는 공포스러운 존재입니다. 특히나 후쿠시마를 경험한 이후 핵발전소는 지역 주민들에게 언제든 삶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죽음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입니다. 그렇기에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질 수 없고, 사고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키는 핵을 그대로 두고 우리는 정의를 말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겪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서 우리는 평화를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핵으로 인해 쑥대밭이 되어 생명의 죽음이 일상이 된 후쿠시마를 바라보며 우리는 생명을 말할 수 없습니다. 주님을 따라 정의의 길을 향해 걸어가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탈핵을 선택할 것입니다.

2022년 3월 6일
탈핵주일을 지키는 그리스도인들

그린 엑소더스 실천 선언문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는 상호의존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지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피조세계 생명들을 지키고 돌봄으로써 창조세계를 온전히 보전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탐욕과 어리석음에 빠져 성장과 번영을 좇느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멸종의 위기에 처했으며, 사회의 약자들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하는 기후 부정의와 기후 불평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모든 피조물들이 각자의 생명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삶의 생태적 전환을 이루어 가려 합니다.

1. 우리는 회색에서 녹색으로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 우리는 계속해서 기후위기의 비상상황을 살피며 알리는 기도와 예배를 이어가겠습니다.
- 우리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실천에 앞장서는 녹색교회를 세워 생태적 전환을 이끌겠습니다.
2. 우리는 탐욕에서 은총으로의 회심을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 우리는 기후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는 지구 생태계의 생명체와 기후약자들을 돌보겠습니다.
- 우리는 기후위기의 원인인 탐욕의 경제를 떠나 은총에 의지하는 생명의 경제를 이루겠습니다.
3. 우리는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우리는 기후위기에 절망하지 않고 새롭고 다양한 실천을 통해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 우리는 기후위기로 취약해진 지구 생태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들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후위기로부터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지키고 회복시키는 일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과 연대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